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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크리스마스 선언문

크리스마스 선언문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이 다가오고 소복소복 눈이 쌓이고 캐럴송이 길거리에 울려 펴지면 올해도 선언합니다. 산타는 있노라고 그러면 올해도 어김없이 산타할아버지는 머릿속에 선물을 넣고 갑니다. 어린 시절의 행복, 어린 시절의 순진, 어린 시절의 추억들 내 선언문은 찢긴지 오래지만, 찢겨질 수 없었던 글귀들만큼은 가슴 깊이 새겨둡니다.

시 - 집 앞 놀이터

집 앞 놀이터 너무 바쁜 현재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위해서. 그렇게 살다보니 어느새 추억은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그 추억을 다시 떠올리기 위해 추억이 묻혀있는 집 앞 놀이터를 나가봅니다 술래잡기를 하던 추억... 미끄럼틀을 타던 추억... 과거를 생각하며 벤치에 앉아보았습니다 놀이터 벤치에 앉아서 주위의 모든 것을 둘러보니 모든 곳이, 모든 것이 똑같아 보였지만, 그곳에는 딱 두 개, 나와 시간만 바뀌어 있었습니다.

시 - 우상을 바라보며

우상을 바라보며 당신이 별들을 노래했듯이 당신이 희망을 노래했듯이 시간을 노래해보려 합니다. 현재를 노래해보려 합니다. 어떤 삶을 살아오신 겁니까 어떤 절망을 경험하신 겁니까 얼마나 고통스러우셨길래 그러한 희망을 노래하신 겁니까 저는 현재를 노래하려 합니다 저는 시간을 노래하려 합니다 당신이 죽어가는 모든 것을 사랑하듯이 모든 것을 죽어가게 만드는 시간도 사랑하려 합니다 더 이상 과거에 살 수 없고 미래에 살아보지도 않은 제가 감히 시간을 노래해 봐도 되는 겁니까 과거에 살아봤고 미래에 살 것이기 때문에 감히 시간을 노래해보려 합니다

시 - 완벽한 하루

완벽한 하루 완벽한 오늘만을 꿈꿔왔는데 한 달을, 일 년을, 혹은 그 이상을 오늘만을 위해서 달려왔는데 그 수많은 시간조차 오늘 하루와 맞바꿀 수 없었습니다. 나는 그것을 왜 몰랐을까요 나는 왜 그러한 판단을 했을까요 오늘 하루를 머릿속에 다시 그려볼수록 아쉬움만이 머릿속에 피어납니다 아침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야속하게도 우리는 일방통행 길을 걸어가기에 오늘도 다시 완벽한 어떤 미래의 하루를 꿈꿔봅니다

시 - 시간은 모순이다

시간은 모순이다 시간은 모순이다 나랑 제일 가까이 있는 것 같지만 제일 멀리 있는 것 같다 나에게 행복한 추억을 주지만 아쉬움과 후회를 주기도 한다 내가 시작할 수 있게 도와주지만 끝이라는 곳으로 데려가 버린다 내가 빨리 가자고 하면 천천히 가지만, 내가 천천히 가라고 하면 빨리 간다 시간은 언제나 정확해서 나에게 더 커다란 모순을 남긴다 시간이 만든 모순… 그리고 사람이 만든 시간…